
[전국 프리즘] 지방재정 위기 탈출, 품앗이은행을 보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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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가 더 위험하다. 2009년 12조원, 2010년 22조원을 감세하려는 계획대로라면 세수와 연동되는 지방교부금도 크게 줄어든다. 수도권의 경우 가구당 30만원 내외의 재정 손실이 발생하는 반면 비수도권 도(道)지역은 가구당 108만~173만원의 손실이 날 전망이다. 자치단체들은 중앙정부에 대해 지방 재정의 구멍을 메워줄 대책 마련과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방소득세와 지방소비세를 도입해 지방 재정을 보충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여기서 유의해야 할 대목은 자치단체 간의 경제력 격차로 인해 비수도권의 재정 결손이 더 커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자치단체들이 중앙정부의 지원만 기다리며 필수적인 주민 복리사업을 포기하거나 축소하는 유혹에 빠져서는 안 된다. 자치는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가 문제를 해결해 나가려는 노력을 기울일 때 얻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자치단체들이 능동적으로 나서 재정 결손을 극복하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
재정 지출로만 공공복지 서비스나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룰 수 있다는 고정관념을 깬 대표적인 사례로 대전 중구청이 진행하는 품앗이은행을 들 수 있다. 이는 내가 필요한 것을 받는 대신에 다른 사람에게 필요한 일과 물건을 제공하는 일종의 공동체화폐(지역통화) 거래 시스템이다. 품앗이거래는 내게 남는 시간과 재능, 물건을 남에게 준다는 점에서 기부행위로 볼 수 있다. 또 남에게 베푼 기부가 제3자를 통해서 나에게 필요한 것으로 되돌아온다는 점에서 교환이기도 하다. 혜택받은 만큼 누군가에게 좋은 일을 해야 하는 까닭에 착한 일의 자기 증식이 일어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진다. 대전시 중구의 품앗이은행 사업은 아직 초기여서 눈에 띄는 성과가 드러나지 않았으나 재정악화 등으로 주민들이 어려울 때 서로에게 힘이 되어 줌으로써 안전망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자치단체들이 공동체화폐 활동가들을 양성하고 거래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은 큰돈 들이지 않고도 얼마든지 할 수 있다. 그러나 공동체화폐를 이용한 품앗이거래를 통해서 주민들이 실생활에서 얻는 ‘소득’은 거액의 재정 지출로도 달성할 수 없는 효과가 있다. 품앗이은행 사례처럼 남 탓, 재정 탓을 하지 않고 주민들이 새로운 대안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지방자치는 발전한다. 아울러 지금의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갈 수 있다.
김제선 풀뿌리사람들 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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